언택트 에듀케이션 리더 인터뷰
- 김건희 Design Thinking Specialist / 국제강사협회 회장

글로벌 디자인기업 아이데오(IDEO)의 회의기법이던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이 미국 명문대 스탠퍼드의 교육과정이 되고, 이후 전 세계 기업으로 확산되어 창의와 혁신의 템플릿이 된 일련의 과정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교육 강사로서 오랜 시간 공들여 국내에 디자인씽킹을 제대로 알린 한 사람이 바로 ‘김건희’ 강사인 것도 알까. 디자인씽킹의 개념이 모호했던 시절부터 수많은 디자인씽킹 강사가 활동 중인 지금에 이르기까지, 쉼 없이 변화하며 ‘최초, 최고’의 수식어를 놓치지 않는 그녀. 2020년 모두가 힘들다고 숨죽이거나 떠나는 교육시장에서, 코로나19는 오히려 그녀의 타이틀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 사건이 되었다. ‘비대면(untact) 디자인씽킹 강의’ 개발로 불확실성과 실패를 품고 빠르게 태세전환하는 용기를 몸소 보여준 김건희 강사를 만나 언택트 시대, 교육의 새바람을 느껴본다.

김건희 Design Thinking Specialist(국제강사협회 회장) / 월간 인재경영 20년 12월호 / 김헤리 사진기자
김건희 Design Thinking Specialist(국제강사협회 회장) / 월간 인재경영 20년 12월호 / 김헤리 사진기자

ㅣ 기업에서 먼저 찾는 국내 No.1 디자인씽킹 전문 강사 ‘김건희’

조직의 창의, 혁신을 불러일으키는 회의/교육 기법인 디자인씽킹은 알려지다시피 5단계의 과정을 기본으로 한다. 1단계 공감하기(Empathize), 2단계 문제 정의하기(Define), 3단계 아이디어 제시하기(Ideate), 4단계 시제품 만들기(Prototype), 5단계 테스트하기(Test)로 이어지는 프로세스를 통해 “값싼 재료로 빠르게 실패를 반복”하는 것이 디자인씽킹의 핵심이다. 미국 문화에서 탄생한 프로세스를 한국 기업에 맞게 연구/개발한 사람이 김건희 디자인씽킹 코리아 센터장이다. 기업과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디자인씽킹 8단계 모델’을 개발, 공기업을 비롯한 국내 기업문화 혁신에 디자인씽킹을 최초로 적용한 사람이기도 하다. 기업강의 20년 노하우는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새벽에 하루를 마감하는 철저한 노력과 준비를 기반으로 한다. 그녀가 이끄는 국제강사협회 1,700여 명 회원과 직접 가르친 300여 명의 디자인씽킹 강사들에 대한 책임감으로 매일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ㅣ 불확실과 모호성 즐기며 포스트코로나 시대 대비, 발 빠르게 오프라인 to 온라인 비대면 교육으로 전환

수년간 한 달에 하루 쉬기도 버거울 만큼 벅찬 일정을 소화했기에, 코로나19 발발로 인한 교육시장의 침체는 오히려 그녀에게 기회로 다가왔다. 물론, 억대 연봉 강사의 수입이 5월에는 그녀가 보유한 강의장 대관료에 그칠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교육시장은 끝이라며 타 강사들이 움츠러들거나 그라운드를 떠날 때, 그녀는 변화를 탐구하고 대비했다. ‘코로나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이 된다면?’ 쏟아지는 비대면 환경 업무 시스템과 협업 툴을 예의주시하며 교육시장 역시 비대면 방식이 확산될 것이라 확신했다. 주저 없이 오프라인 강의가 사라지며 생긴 여유를 고스란히 비대면 교육 개발에 투자했다. 개발자인 남편의 도움을 받아 새벽까지 불을 밝히고 학습 또 테스트하며 김건희만의 디자인씽킹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불확실성을 즐겨라’라는 디자인씽킹의 철학을 능동적으로 실천한 결과, 월 172시간 강의 중에 13~14시간을 제외한 모든 강의를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유일한 강사가 되었다.

ㅣ 비대면은 소통과 몰입이 어렵다? 아니다! 새로운 교육방식에 대한 설득 과정에 공들여

프로그램 개발을 마무리하고 “이제 비대면 화상 교육 하세요!”라고 외치자 기업 교육담당자들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보통 디자인씽킹의 특성상 대면 교육이어야 소통이 잘 될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함께 모여 공감하고 토론하고 전지에 적고 포스트잇을 벽에 붙이는 등의 활동이 긍정적이지만, 아무래도 오프라인 공간은 팀 간 얘기가 주변에 공개되고 강사나 퍼실리테이터가 자신을 지켜본다는 생각 때문에 위축되기 싶다. 창조와 혁신을 얘기할 때는 침해당하지 않는 즉,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상당히 중요하다. 따라서 ‘판단 금지, 표현의 자유 보장, 질보다 양의 아이디어 도출’이라는 세 가지 원칙을 지키기에는 비대면 환경이 유리하다.

비대면 화상 교육, 재택 교육이 사생활 노출이나 집중도 저하를 가져온다고 걱정하지만 막상 해보면 그렇지 않다. 돌발상황은 소통의 즐거움을 더하고 교육에 한 요소가 된다. 비대면 교육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확신을 심어주는 과정은 쉽지 않다. 대면을 고집하는 기업도 수 차례에 걸쳐 설득했다. 모 대기업의 경우 사전미팅만 화상으로 7번을 진행했고 1회차로 계획했던 교육을 교육종료 이후 몇 배로 늘리기도 할 만큼 반응은 뜨거웠다. 모두에게 일관되고 제한된 공간이 아니라, 각자에게 가장 적합한 환경에서 교육을 받는 것이 소통/몰입/협업을 강화한다는 것을 교육자뿐만 아니라 피교육자들의 피드백으로 확인할 수 있다.

ㅣ 버추얼 트레이닝(Virtual Training)형 강의, 국내 최초 디자인씽킹 전용 템플릿 제작

흔히 알려진 비대면 강의 방식은 웹캐스트(webcast: 일대다수형 일방전달식), 웨비나(webinar: 세미나 형태의 이론 강의)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상호 소통과 협업이 필수인 디자인씽킹은 교수자와 피교육자 간, 그리고 개별 피교육자 간의 실시간 의견교환이 가능해야 하며 활용 가능한 교재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김건희 강사는 버추얼 트레이닝(virtual training: 가상훈련, 여기서는 화상 교육으로 실제 오프라인 교육장과 동일한 온라인 소통 공간을 의미)을 통해 대면 교육보다 더 친밀하고 상호 교류가 쉬운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학습자의 시각적 사고를 높이기 위해 일러스트레이터 작가와 함께 디자인씽킹 전용 16가지 템플릿과 8가지 캐릭터도 국내 최초로 만들었다. 교육에서 활용한 템플릿을 교육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제공하여 직무에 적용 가능토록 하고, 유튜브 채널 ‘디자인씽킹 코리아’를 통해 대중에게도 디자인씽킹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구글과 유튜브에 ‘디자인씽킹’만 검색해도 인물로서는 유일하게 김건희만 검색되는 것만 봐도 그녀의 전문성을 익히 알 수 있다.

비대면 전용 스튜디오 전경 / 월간 인재경영 20년 12월호 / 김혜리 사진기자
비대면 전용 스튜디오 전경 / 월간 인재경영 20년 12월호 / 김혜리 사진기자
기자가 직접 교육에 참여, 확인한 학습자 피드백 / 월간 인재경영 20년 12월호
기자가 직접 교육에 참여, 확인한 학습자 피드백 / 월간 인재경영 20년 12월호

ㅣ 국내외 다양한 협업 툴 섭렵, 비대면 교육의 장점 극대화

온라인 교육은 기존에도 성행했지만 앞서 밝혔듯 녹화된 동영상, 웹캐스트, 웨비나처럼 일방적 전달이 주를 이룬다. 그나마 불씨를 지핀 화상 교육도 온라인으로 서로 얼굴을 바라볼 뿐, 학습 방식에는 큰 차이가 없다. 반면, 김건희 강사가 개발한 디자인씽킹 화상 교육은 줌(Zoom)을 바탕으로 자그마치 6가지 이상의 디지털 협업 도구를 적시적소에 활용한다. 학습자의 직무별 수준에 맞게 사용하기 쉬운 툴부터 고급 버전에 이르기까지(구글 프레젠테이션, 잼보 드, 비캔퍼스, 루시드차트, 뮤럴, 미로 등), 심지어 협업 툴 사용방법을 강의할 정도로 능숙하다. 완벽한 교육을 위한 비대면 전용 스튜디오도 일찍이 갖추었다. 모니터, 모니터링 노트북, 태블릿, 조명, 마이크, 프롬프터 등을 비롯해 흥미를 유발하는 각종 방송 소품과 매 시간 갈아입을 강의복도 보유하고 있다. 화상 교육 이후 대면 교육이 필요할 시 진행 가능한 디자인씽킹 전용 강의장(서울 강남구 수서동)도 있다. 이처럼 협업 툴 공부와 시설 투자에 정성을 쏟는 이유도 오프라인 교육 이상의 학습 효과를 만들기 위한 그녀의 남다른 전략이다.

ㅣ 화상 교육 전문가 양성에도 힘 쏟아 도전, 창의를 실천하지 않는 디자인씽킹 강사는 ‘아웃’

지난 6월 GS그룹의 비대면 디자인씽킹 교육이 매체를 통해 보도되면서 화상 교육에 대한 교육담당자들과 기존 강사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앞서 오프라인으로 디자인씽킹 전문가과정(19기), 디자인씽킹 심화과정(10기), 강사양성과정을 꾸준히 운영해온 김건희 강사는 일정 수준을 갖춘 화상 교육 강사를 양성하기 위해 ‘디자인씽킹 화상 교육 전문가과정’을 4기까지 진행했다. 그밖에 강사생존특강 등을 통해 제대로 된 온라인 교육시장을 이끌 수 있는 재목을 배출 하고자 공헌해왔다. 문제는 이러한 마음씀씀이에도 불구하고 악용 하는 강사들을 볼 때면 큰 상처를 받는다. 국내 최초로 한국형 디자인씽킹 8단계를 만들고 강사 출신으로 디자인씽킹을 알린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교안/교재를 고스란히 베껴 자기 것인냥 쓰는 사람들 때문에 피해도 적지 않다. 앞으로 기업교육 담당자와 사내강사 대상 양성과정만 진행하겠다는 김건희 강사의 다짐에서 그간의 노력과 다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저작권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자기계발하지 않고 타인의 결과물에 편승하는 강사는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화상 교육이 활성화되면 대면 교육을 위해 소비했던 교수자의 에너지(사전 교육준비, 이동시간, 불편한 복장, 현장 점검 등)를 자기계발과 교육준비에 투자할 수 있는 만큼, 앞으 로의 디자인씽킹 강사는 도전과 창의를 실천하는 그야말로 프로페셔널이 되어야 할 것이다.

ㅣ 비대면 교육 환경에 걸맞게 디자인씽킹도 진화, 김건희의 ‘비대면 교육 시뮬레이션’

디자인씽킹의 4단계 ‘프로토타입’은 팀워크를 바탕으로 실제 제품을 만드는 과정이다. 비대면 환경에서는 실물 작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스토리보드 형태로 변형해서 진행한다. 기존 디자인씽킹 교육에서는 프로토타입 주제가 가시화할 수 있는 입체물이었다면, 비대면 교육에서는 현업의 주제를 가지고 풀어낸다. 예를 들어 디지털 소프트웨어 혁명이 이뤄지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을 설명하면서, 현업에서 아날로그를 디지털화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고 스토리보드로 아이디어를 설명하도록 한다. 김건희 강사의 디자인씽킹 비대면 교육은 하루 8시간 셋업을 기본으로 한다. 1교시에는 교육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과 학습목표, 학습목차, 스탠포드에서 배운 자료를 공유하고 시대의 변화상과 사고의 차이를 알 수 있는 풍부한 시청각 자료를 통해 몰입을 이끈다. 이후 디자인씽킹 프로세스와 방법론을 통해 팀 빌딩, 발표로 끝이 난다. 중간중간 교육을 말랑말랑하게 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를 넣어 재미와 소통을 자극하고 스스로 인사이트를 찾도록 조력한다. “신선한 충격”, “유쾌하지만 지적인 시간”, “온라인 교육에 이렇게 몰입할 수있다니 신기해요”, “꼭 또 만나요” 등 대면과 비대면을 떠나서 그녀의 강의는 언제나 피드백 만점이다.

ㅣ 코로나19가 없는 세상? 그래도 비대면 교육이 대세

11월 모 대기업 오프라인 신입사원교육을 의뢰 받은 김건희 강사는 교육담당자에게 비대면 교육을 위한 개인 노트북과 인터넷 환경, 협업 툴을 세팅해 달라고 요청했다. 어렵고 힘든 과정이었지만 현장의 피드백은 ‘놀라움과 감사’였다. 오프라인 교육은 금방 잊어 버리고 현업과는 크게 연결이 안 되는데 반해 협업 툴을 사용하니 전체 과정을 데이터로 관리하고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김건희 강사는 각종 시스템과 협업 툴을 활용한 비대면 교육의 효과가 확실하게 높음을 체감했다. 이는 우연히 얻어진 결과가 아니라 그녀의 철저한 계획과 준비, 능숙한 진행에서 비롯된 당연한 성과다. 나이, 성별, 직급 등 눈치보기 없이 모두가 동등하고 민주적인 온라인 환경에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과 몰입, 협업이 이루어지는 것을 확인하며 설령 코로나19와 같은 극한의 상황이 아니더라도 비대면 교육이 활성화될 것을 예감한다. 그렇기에 교수자와 학습자 모두 디지털 예의를 중시하는 매너도 갖추어야 한다. 소통을 위한 캠과 마이크를 점검하고 나의 얼굴을 상대방에게 보여주는 열린 마인드로 교육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ㅣ 오늘도 강의, 내일도 강의 디자인씽킹을 위해 더더더!!! 소통하자

기업이 교육에 투자하는 이유, 특히 디자인씽킹 교육의 목적은 Creative Confidence(창조적 자신감)를 갖춘 인재를 만드는 것이다. 그 필요충분조건은 ‘몰입’이다. 비록 우리의 자발적 선택이 아닌 팬데믹으로 인한 급격한 변화였지만, 재택 또는 독립된 공간에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몰입 환경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은 좋은 기회다. 비대면 교육 활성화와 질적으로 완성도 높은 강의, 소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는 김건희 강사. 수많은 요청에도 불구하고 물리적 시간 제약으로 그동안 엄두를 내지 못했던 SNS 활동도 시작했다. 벌써부터 내년 사업제안으로 비대면 월 20일(일 6시간) 강의를 준비하고 있는 그녀. 그간 배출한 디자인씽킹 전문가 300여 명, 디자인씽킹 파트너 강사 30여 명, 그리고 1,7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국제강사협회의 기둥으로 2021년 언택트 디자인씽킹 붐을 일으키리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월간 인재경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